보스화 합작 쓰다가 드랍 한 것 같네요. 대충 대충 건너뛰었음 주의
라리안.
전 레지스탕스 소속 배틀메이지.
현재는 직위 박탈.
몬스터로 분류할지에 대해서는 논의 중에 있음.
연금술사는 삐쩍 말라 있었다. 서 있는 것이 고작인 금방 꺾일 것 같은 다리, 밤을 지새운 듯 퀭한 얼굴. 당장에라도 쓰러질 것 같은 모습이었다. 본래 마른 사람은 아니었고 병에 시달린 이의 것과 비슷했다.
연금술사는 그래서 그자가 자신을 방관하고 있으리라고 생각했다. 결코 정 따위의 감상적인 태도가 아니라. 연금술사도 그러고 싶었다. 상대가 나에게 기울이는 딱 손톱만큼의 관심만큼만 되돌려주고 싶었다. 애정을 받지 못해 애걸복걸하는 일은 지겨웠다.
그러나 그자를 부르는 호칭에 감정이 가득 담겨 있음을 스스로도 부정하기 어려웠다.
“언니.”
그자는 대답을 하지 않았다.
“사람들이 그간 언니를 제 입맛대로 보곤 했지. 굳건하고 충직한 사람이라고. 그런데 나만은 알아. 언니는 그런 사람이 아니야. 언니는 그저.....”
말을 하려던 연금술사는 기침을 내뱉었다. 떨리는 호흡에 흥분해서 숨이 부딪힌 탓이었다. 몸 전체가 흔들리다 못 해 폐를 토해낼 수준에 이르렀으나 그자는 늘 그렇듯 무감각한 눈으로 지켜보았다. 오히려 안절부절 어쩔 줄 몰라 하는 이는 감시역으로 따라온 연합원이었다. 연합원은 연금술사의 어깨를 붙들었다. 그러나 연금술사는 손길을 뿌리치고 아무렇지 않은 척 소매로 입가를 쓸어내었다. 유약한 모습을 결코 그자에게 보이고 싶지 않아서 나온 악에 받친 태도였다.
“언니는 그저 관성에 의해 움직이는 사람일 뿐이야.”
다시 곧게 서서 눈만은 형형하게 빛나는 채로 연금술사는 입을 연다. 그러나 갈라지는 목소리였다.
“스스로 나아가는 것이 아니라 늘 그래왔으니까 그냥 해왔던 대로 행동하지. 별 생각 없이 하라는 대로 따르는 멍청이라고 보기에는 하필이면 생각이 많고 나름 똑똑한 사람이어서 그게 드러나지 않았던 것이고. 임무를 충실히 해왔다고 성실한 레지스탕스로 평가받고는 했는데 실은 그것과는 거리가 멀잖아? 언니에게 레지스탕스의 이념은 별 의미 없잖아. 그저 언니가 그곳에 속했기 때문에 할 뿐이지.”
“그러니까, 언니에게는 태도만 있고 목표는 없어.”
왜냐하면 연금술사이자 라리안의 동생인 캐니안이 아는 라리안은 그런 사람이었으므로.
상황을 파악하는 시점은 지났다. 이제 처분을 결정해야 할 차례였다. 그러나 캐니안이 고집스럽게 말리며 그것을 미루고 있었다.
라리안이 검은 마법사의 수하로 돌아섰다는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연합은 라리안의 주변 사람들을 잡아 조사에 들어갔다. 라리안이 어디까지 알고 무슨 기밀을 누설 할 수 있는지 알아내고, 목적은 무엇인지 파악해서 대비해야 했기 때문이다. 라리안의 인간관계는 퍽 협소한 편이었다. 단독 임무를 주로 맡았고 공적인 임무를 같이 한 이를 사적으로 만나는 일은 거의 없었다. 몇 년 전 빅토리아 대륙에서 몇몇 인원들과 단체로 행동한 적이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으나 그 단체 자체는 검은 마법사의 세력과 연관이 없는 것으로 판명되어 더 조사가 들어가지 않았다. 그래서 그들을 몇 안 되는 그 인간관계를 치밀하게 파고들었다.
라리안에게는 동생과 보호하는 아이가 있었다. 동생의 이름은 캐니안. 성인이었고 고집이 세며 레지스탕스 내에서도 제멋대로라는 평을 받았으며 독단적인 행동이 잦다. 보호하고 있는 아이의 이름은 라티에. 미성년자였고 지시를 충실하게 따른다. 그래서 아이 쪽을 휘어잡기 더 쉬울 거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라리안이 말하지 말랬어요.”
라티에는 크지 않은 목소리고 또박또박 그리 말했다. 심문을 시작한 이래로 녹음기를 틀어놓은 것 같이 일관된 반응이었다. 처음에는 어르고 달래던 심문관은 성질을 내며 책상을 쾅 내리쳤다.
“똑바로 대답해!”
의자가 내팽겨쳐서 구르는 소리가 날카롭게 울렸다. 라티에는 소리가 나는 방향을 보았다가 고개를 돌렸다. 심문관의 바로 앞에 위협적으로 서 있었다. 그림자가 라티에 위에 드리워졌다. 심문관은 손가락을 뻗어 라티에의 이마를 툭, 툭, 툭 밀었다. 그것만으로도 아이의 작은 머리통은 사정없이 흔들렸다.
“지금 이게 무슨 상황인지 몰라? 그 라리안이라는 자식이 검은 마법사 쪽이 붙었다고! 너도 같은 편이야? 엮여서 들어가고 싶어?”
라티에는 흔들리던 머리가 진정되자 심문관을 올려다보았다. 겁에 질린 표정은 아니었다. 그렇다고 굳건하게 의지를 세우고 있는 것도 아니었다. 눈동자는 차분하게 가라앉아 있었으나 먼 곳을 헤매고 있는 것 같기도 했다. 그런 눈으로 상대방이 이상한 느낌이 들 만큼 길게 보다가 작게 다물렸던 입술을 떼었다.
“라리안이 말하지 말랬어요.”
대답은 같았다.
“이게 진짜 혼이 나야 정신을 차리겠어?”
심문관은 라티에의 멱살을 잡았다. 그때 총 소리가 울렸다.
“이 개새끼야! 걔를 가만 안 둬?”
벽에 총알이 박혀 있었다. 문은 벌컥 열려있었고 건틀렛 리볼버의 총구가 심문관을 향해 겨누어져 있었다.
“여긴 당신이 와선......”
“애한테 물건을 내던지는 소리가 건물에 다 울렸거든! 이 쓰레기야. 네가 그러고도 연합이야?”
의자가 굴렀을 뿐이라고 변명할 새도 없었다. 캐니안을 심문관을 건틀렛으로 후려쳤고 라티에를 끌고 갔다. 그러나 소리를 듣고 달려온 병사가 창을 제대로 쥐고 캐니안을 막아 세웠다.
“심문이 끝날 때까지 가실 수 없습니다.”
“저딴 새끼랑 라티에를 단둘이 두라고?”
“그분의 행동에 대해서는 사과드리겠습니다. 그러나 상황이 심각하여 협조해주시지 않으시면 다소 강압적인 방법이 사용될 수밖에 없다는 점은 이해해주시길 바랍니다.”
“지껄이면 다 말이 되는 줄 알아? 그 입 안 닥쳐?”
캐니안은 창을 밀어내고 지나가려고 했다. 그러나 병사가 창을 휘둘렀다. 캐니안은 반사적으로 건틀릿으로 쳐냈다. 단순한 위협이 아니었다.
“이게 지금......”
캐니안은 본능처럼 몸이 튀어나가려고 했다. 그러나 라티에에게 잡힌 손에 행동이 막혔다. 라티에는 그 소란 속에서도 말없이 캐니안을 보고 있었다. 혼자였으면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이곳을 전부 뒤엎고 갈 수 있었다. 마음에 들지 않으면 늘 그러고 다녔다. 그러나 지금은 라티에가 있었다.
“애는 내버려 둬. 나한테서 들으면 되잖아.......”
이를 악물었다가 풀어지며 허탈한 숨이 나왔다. 울 것 같은 목소리로 캐니안이 말했다.
캐니안에게 맞은 심문관은 좀처럼 정신을 차리지 못 했다. 따라서 다른 사람이 조사를 맡아야 했다. 병사들의 감시를 받으며 이동하는데 캐니안의 속에서 분노가 들끓었다. 세상 모든 것이 캐니안을 화나게 만들었다. 저 병사들도, 저들의 태도도, 이 상황도, 모든 것의 원인이 된 라리안도.
“캐니안.”
라티에가 무슨 말을 하려는 듯 가만히 말을 걸었다. 캐니안은 라티에한테도 화가 났다.
“시끄러워. 입 다물어.”
라티에는 순순히 입을 닫았다. 그러나 캐니안을 붙잡고 있는 손을 놓지 않았다. 그 애는 라리안을 닮아서 적대적인 태도 앞에 결코 겁을 먹거나 상대를 멀리하는 일이 없었다. 자신보다 높은 온도가 손끝에 닿는 것이 거슬렸다.
캐니안은 라티에를 좋아하지 않았다. 싫어하는 쪽에 가까웠다. 라리안, 그 빌어먹을 라리안을 닮은 이를 어떻게 좋아 할 수 있을까? 그러나 이제껏 잠자코 있었던 것은 자신이 아니라 라리안이 그 애를 길렀기 때문이다.
라리안. 뭐 하고 있는 거야. 라티에는 네 담당이잖아. 나는 이딴 아이 책임질 생각 없다고.
대체 거기서 뭐 하고 있는 거야. .....
캐니안은 창밖으로 에델슈타인의 정경을 내려다보았다. 기괴한 건물이 치솟아있었다. 본래 라리안이 운영하던 서점이 있던 자리이다. 검은 기운이 연기처럼 하느적거리며 맴돌고 있었다. 마법사들은 그것을 보며 신경을 곤두세웠다. 그들은 섬뜩한 기운을 느낀다고 했다. 레지스탕스의 배틀메이지들이 공공연하게 흑마법을 끌어다 쓰긴 했으나 이것은 정도를 넘어섰다, 검은 마법사의 수하들이나 오염되어 타락한 것들이 이런 것을 쓴다고 말했다. 캐니안을 포함해서 나름 돌아다니며 산전수전 겪은 이들은 오랜 전투로 생긴 특유의 감각으로 경계하게 되었다. 그리고 일반인은 막연한 위협을 느꼈다. 에델슈타인이 평화를 누리게 된지도 얼마 안 된 시점에서
“우리는 항상 경계했어. 블랙윙이 언제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지 몰랐거든. 그래서 라리안이 정보를 함부로 말하지 말라고 라티에를 교육시켰어. 라티에가 말을 하지 않는 것은 그래서야. 라티에는 라리안을 절대적으로 신뢰했거든.”
심문을 하는 이는 내용을 기록하고 있었다. ‘라리안은 세뇌에 가까울 정도로 주변인을......’ 캐니안은 눈을 감았다. 그 이상은 보지 않았다. 대신 얼굴을 쓸어내리며 시든 목소리로 말했다.
“내가 더 무엇을 말해야 해? 내가 알고 있는 것은 다 말했잖아.”
캐니안은 지쳤다. 초반에는 본래 성격대로 길길이 날뛰었다. 책상을 뒤엎기도 했다. 그러나 연합은 그런 사람 하나 통제하지 못 하는 바보가 아니었다. 심문은 길게 거듭되었고 같은 내용을 수없이 되물었으며 조금이라도 달라진 부분이 있으면 칼같이 캐물었다. 라리안에게서 수상한 행동을 목격한 적이 있습니까? 배신의 낌새는? 아무것도 모른다니, 말이 됩니까? 라리안이 이 정도로 돌아설 때 까지 아무런 내색도 없었단 말입니까? 당신이 협조한 것은 아닙니까? 아니라고 말하시는군요. 증거를 대시죠. 당신은 그럼 무얼 하고 계셨나요. 어디를 돌아다니셨습니까? 마가티아, 에델슈타인. 정확한 날짜는 언제입니까. 그동안 라리안과의 접촉은 몇 번 이루어졌습니까? 열세 번? 당신은 같은 질문에 대해서 열네 번이라고 답했습니다. 왜 그 한번을 빼먹으셨습니까? 접촉의 순간을 하나하나 다시 말해보시지요. 날짜와 시간을 정확히 대답하십시오. 방금 모르겠다고 얼버무리셨습니까? 저번에는 분명 제대로 답하셨습니다. 무슨 속셈이십니까..... 밤낮을 가리지 않고 몇 번이고 몇 번이고 수도 없이. 결코 꺾이지 않으리라 다짐했던 정신이 무뎌졌다. 날카롭게 갈았던 적의가 녹슨 쇠처럼 부스러지고 있었다. 좀 부디 제발 좀 닥쳐봐. 신경질적으로 외쳤던 욕은 애원이 되어가고 있었다. 날 내버려 둬. 그 자식이 왜 그러는지 나도 모르겠어. 나도 혼란스럽고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나는 내가 아는 언니에 대해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버겁다고......
“몇가지만 더 답해주십시오. 이번에는 그녀의 전투 방식에 대해서 묻고자 합니다.”
항상 같은 유형에서 벗어난 새로운 질문이었다. 심장이 서늘하게 내려앉았다. 캐니안은 고개를 퍼득 들었다.
“그것을 왜 묻는 거야.”
“질문은 제가 합니다. 잠자코 답해주십시오. 라리안은 평소 어떤 방법으로 싸웠습니까?”
캐니안은 이미 답을 알고 있었다. 라리안의 기이한 행각에 대해 상황을 파악할 때는 지났다. 이제는 처분을 결정할 시간이다. 그러나 입 밖에 내어 묻지 않을 수가 없었다.
“기어코 라리안을 죽이려고 하는 것이지?”
그 사람은 답하지 않았다. 그러나 침묵은 답이 되었다.
캐니안은 난동을 피웠다. 저번의 소란 이후로 건틀릿을 빼앗겼으나 그런 것 없이도 캐니안은 날뛸 수 있는 사람이었다. 그러나
우리의 임무는 라리안에 대해 읽어내는 것이야.
토벌이 아니라?
아직 몬스터로 확정 지을 수 있는 마땅한 근거가 없거든.
아니 잠깐, 야 레지스탕스. 라리안에 대한 정보는 당신들이 잔뜩 쥐고 있을 것 아니야? 그런데 왜 우리가 필요해?
우리가 정보를 쥐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였으니까. 우리의 정보에 따른 라리안은 그런 일을 저지를 사람이 아니었으니까.
구성원 파악에 실패를 시인하는거야?
젠장 그렇다고 치자. 어쨌든 라리안은 달라졌고 우리는 그 사람이 어떤 이인지 파악해야 해. 읽어야 해.
간단하잖아. 그간 정체를 숨기고 있던 스파이였겠지.
스파이라면, 그 정보를 적의 세력에 넘겼겠지. 아니면 레지스탕스를 치거나. 그런데 저건...... 아무것도 안 하고 있어. 그래서 골치 아파, 함부로 토벌 할 수 가 없어서.
이곳은 제 사유지입니다. 당신들은 무슨 목적으로 들어왔습니까? 나가주십시오.
사유지고 뭐시고 이 행동이 용납 받을 수 있을 것 같아?
그렇다면 묻겠습니다. 제가 무엇을 하였습니까?
뭘 고민해. 그냉 쓸어버려.
댁들이 얼마나 알 줄 모르겠는데 에델슈타인은 상당히 발전한 도시였어. 비록 블랙윙에 의해 정지되었긴 하지만 이전이라도 의회의 개념을 가진 도시가 얼마나 있어?
책이 가득한 곳이네. 원래 이런 곳이었어? 블랙윙이 말도 안 되는 폭력으로 우리를 억누르려고 할 때 책 속에 파묻힌 채 지냈던 사람이 고리타분한 사람이야? 그러니 법 같은 개념으로 자신을 토벌할 수 없다고 생각했나 봐.
너희는 나 없이는 저곳에 절대 진입할 수 없어.
연금술사가 악에 받친 눈으로 그들을 보았다.
절대. 절대 불가능해. 저곳이 어떤 곳인지 모르잖아. 오로지 나만이 알아?
나는 저 사람 잘 몰라. 그 사람, 남들과 잘 어울리지도 않았고 단독 임무를 주로 맡았어. 게다가 은근히 배척 받았거든. 본인은 그리 신경쓰지 않았던 것 같지만.
배척?
우리에게 다가오려는 노력을 하지 않았어.
그거 이상한데. 레지스탕스는 비교적 사적인 집단 아니야? 그러니까 내 말은, 그, 일반화 하는 것 같지만 모험가는 대개 개인주의적이고 시그너스 기사단은 관료적으로 여제의 이름 아래 양성되고 뭉치지만, 레지스탕스는 전부.... 아는 마을사람들이잖아. 다가오지 않으려고 했다는 이유로 배척 당해?
이유가 좀 여럿 있거든..... 우리들이 좋아 할 수 없었던 이유가.
그래, 그건 넘어가자. 그렇다면 이 자료들은 어디서 얻었어?
자료들? 그건 말이야.......
하지만 저건 사람이잖아.
너희 이상하네. 우리가 언제 사람은 공격하지 않았던가?
저건 아직 몬스터가 아니야. 그럴 수 없어.
몬스터로 치지 않는다고? 사람은 몬스터가 될 수 없던가? 그리고 사람과 모습과 달리하고 있으면 무조건 몬스터여서 토벌 할 수 없던가?
야, 탁상놀음은 집어치워. 저것이 잔혹한 범죄자거나 사악한이라면 나는 마땅히 저지하기 위해 나섰을 거야. 하지만 아직 아무 일도 하지 않았잖아!
가능성만 가지고 있기 때문에 아무것도 할 수 없다? 그건 댁이 안일한 거야.
난 동의할 수 없어. 어찌 되었 건 사람을 대하는 것과 몬스터를 대하는 것은 달라야 해. 그렇지 않으면 우린 학살자나 다를 바가 뭐가 있어?
내가 잘못된 거야?
아니. 잘못된 것이 아니야. 아무도 사람을 고려하지 않고 네가 무뢰배처럼 나갔으면 이 에델슈타인의 사람들이 무사하지 못했을 테니까. 그 점에 대해서는 충분히 감사하고 있어.
문제는, 탑 속에 틀어박힌 저자는 그 마음을 이용하고 있다는 것.
모험가는 그저 턱을 괴기나 했다. 메이플 월드 전체를 지배하는 법 같은 체제가 채 갖추어지지 않은 제각각 다른 규범을 가진 너무나도 가지각색인 마을들. 규칙 같은 것은 아무것도 없는 깊은 던전. 고향은 있지만 수많은 곳을 나다니며 자신이 그 고향의 소속이라는 생각은 옅어졌다. 어느 곳에도 적을 두고 있지 않은 자신. 던전에 서면 자신과 동료, 그 외에는 경계해야 할 적으로 딱 잘라버리는 사고방식을 유지해야 했다.
그는 동료를 보았다. 에델슈타인이 본거지인 레지스탕스와 항상 에레브의 사람들을 따르는 시그너스 기사단. 둘은 세상의 법칙을 모르는 것은 아니나 근본은 자신과는 다를 수 밖에 없다.......
그러다가 의문이 들었다. 저 라리안이라는 자도 밖으로 꽤나 쏘다녔다면 자신의 법칙이 통용되지 않는 곳이 있다는 것을 알았을 텐데. 무엇을 믿고 저리 자신있게 구는 거지?
이건 마법인데, 파훼법이.....
야. 네가 마법사잖아. 어떻게 좀 해봐.
난 모르거든?
마법사인데 왜 몰라.
연구하는 사람들이라면 모를까! 모험가 마법사에게 마법이란 도구거든? 좀 물어보자. 너희는 너희가 쓰는 스킬의 원리를 학문적으로 정확히 읊을 수 있어? 아니라면 나에게 따로 기대하지 마. 원리를 파는 건 개인의 자유고 나는 그 시간에 나가서 실전을 더 쌓았을 뿐이야. 그만큼 내가 경험이 많아서 지금 너희가 몇백 번 살아남았던 거고,
알겠으니까 진정해봐. ....그럼 연구직 마법사를 불러야 하나?
어. 잠깐 우리 허락 없이 움직이지 마.
도구라면 원리를 알지 못 해도 이용하는 거잖아. 이 공간 전체는 내가 아주 잘 알고 있는 도구야.
언니, 언니가 그동안 책임을 졌구나.
2019년 7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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